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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rst mind
무대가 참 좋았어요. 제가 선돌극장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그곳은 어쩐지... 객석에 앉아있다는 느낌이 안 들어요. 사실 그냥 객석이고, 별다를 것 없는 대학로 무대인데, 선돌극장에 가면 연극 속에 있다는 느낌이 들곤 해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배경 같았던 소품들은 장면마다 의자도 되고 다리도 되고, 공간을 분리했다고 생각했던 조명들은 사실 별로 상관 없고, 그랬던 것 같아요. 공간을 만든 건 배우였어요. 그녀가 강을 바라보고 있으니 여기가 다리고, 그녀가 술을 마시고 있으니 이곳이 술집이고, 우리가 그곳을 바라보고 있으니 그곳이 무대인 것처럼요. 사실 첫날 공연을 보고, 바로 리뷰를 올릴 생각이었어요. 먼저 본 산수유 극단 작품, 허물이 너무 좋기도 했고. 이번 무대는 보고나서 만족감이 크기도 했고..
조그마한 소극장, 세명의 배우, 공연시간 77분. 가볍게 가서 편하게 봤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극이었다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 옆집에 이사온 여자를 짝사랑하던 남자, 어느날 열쇠를 잃어버리고 술에취해 복도에 앉아있는 그녀. 그녀를 위해 자신의 침대를 내어주고, 그녀가 원하는 대로 '안고만' 잔 그남자. 깨어난 그녀가 말한다. "민혁씨 착한 사람이네요." "저, 착한 사람 아니에요." "난 안 착한 남자이길 바라고 들어왔는데" . . . 두사람이 꽁냥 꽁냥하고 살았으면 좋았을 것을 . . . 여자에겐 사랑하는 오빠가 있었고, 오빠에겐 사랑하는 다른 사람이 있었다. - - - 생각해보면 완벽한 삼각관계가 되기위해선, 셋중 하나는 동성애자 일 수밖에 없다. 보면서 연출이 극에서 가장 보여주고 싶었던 부분은 그 ..
검은 배경, 하얀 세트 세트랄 것도 없다. 두개의 낮은 단을 설치하고 오르내릴 수 있게 징검다리를 설치한게 전부. 단도 하얀색이고, 징검다리도 하얗다. 그곳에 색을 가진 인물들이 붓을 들어 점으로 찍히듯 그렇게 등장한다. - 오빠의 학업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기생으로 살아가던 홍도는 오빠의 동창생이자 명문가의 아들 광호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약속한다. 광호는 집안의 완고한 반대로 홍도와의 결혼에 어려움을 겪지만, 둘의 사랑을 확인한 광호 부의 도움으로 결국 결혼하게 된다. 하지만 이를 끝내 못마땅하게 여긴 광호의 모와 동생 봉옥이 광호가 북경으로 유학간 틈을 타 광호와 홍도의 편지를 중간에서 가로채고, 홍도를 부정한 여자로 만드는 음모를 계획하여 홍도를 집안에서 내쫓기에 이른다 - 시놉시스 첫 장면에서 소..
사실 마지막 장면을 알고 있었는데 그렇게 끝나리란 걸 알고 있었는데 우체부가 들어오던 그 순간 어찌나 마음이 떨리던지 아버지가 아들을 받아들던 그 순간이 어찌나 끔찍하던지 거지같이 모여사는 사람들 뒤로는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벽이 있고, 중간 중간 벽의 문이 열리고 화려한 봄의 노래를, 가진 자들이 부른다 배알이 뒤틀리고 화려하지만 아름답다고는 소리내어 말하지 못할 있었던 일들의 조각들이었다 언젠가 우리가 썼던 극들도 우리가 죽으면 이런 모습으로 보이려나 비인간적이고 비합리적이고 살아도 사는게 아닌 것 같은, 그런 풍경 처럼 그럼 좋겠다 그럼 참 좋을 것 같다
오랜만에 연극 작/연출 _ 김상호 출연 _ 양동탁, 김모은, 박재현, 이장환, 한기장 황혜원 공연이 끝나고 동행한 친구가, 포스터와 극의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아리송 했다고.. 젊은 배우들이 깡총거리는.. ㅋ 아기자기하고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1970-80년대, 꼬마였고 소년이었고, 청춘이었던 네 남녀의 성장기 그리고 역사의 기록 그들을 보며, 나도 언젠가 심심하던 날이 있었던가를 떠올렸고 그러던 그때가 그리웠고 몇몇의 얼굴을 떠올렸고 그중 하나와 동항하게 된 가을날이라 감사했다 우리가 살아낸 지난날들 중 어떤 계절은 잊혀지고 어떤 해는 희미하고 또 어떤날은 죽어서도 잊을 수 없는 하루가 되겠지 극 속에 등장했던 청춘들에겐 아폴로 십일호가 발사되던 그날 1969년 7월 20일 그리고 동수의 입대..
내가 알던 그 김지은 연출이 맞던가. 극의 분위기랑 전혀 상관 없이, 완성도나 흐름이란 것이 매끄럽지 못한 극으로 느껴졌다. 극단내의 인원이 부족해 외부에서 배우를 차출해 만드는 케이스처럼 느껴졌다. 대학로 극단들이 대부분 이 방법으로 극을 만든다지만 배우들이 화술과 어법이 너무 가지각색이란 느낌이 들었다. 1과 2가 대화 하는 것이 아니라 one과 二가 대화 하는 것처럼 몰입할 수 없었다. 해설자가 너무 자주 너무 가볍게 등장했고, 갑툭튀 란 말을 이럴때 쓰는 거구나 싶었다. 라고 생각하며 보았다.ㅠ 후에 팜플릿을 보니 그게 의도적인 연출이라고 적혀 있었던 것 같은데. 아니야. 그건 아닌 것 같았다. 몰입 한 다음에 빠져나와야지, 집중조차 할 수 없게 만드는 해설은 너무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원..
인생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얘기 라는 말에 좀 기대를 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인생 이야기라고 하기에도 갈등에 관한 이야기라고 하기에도 일단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좀 뭐랄까요 그냥 다른나라 다른 공간 다른 사람들 미국의 이야기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서적으로 절박한 것인지, 꼭 필요한 것인지 와닿지 않는 설정들... 그냥 보았습니다. 네 조금 아쉬웠습니다. 무대가 단적으로 좌우로 분리 되었다는 것 역시도 겨울에 공연되었더라면 마지막에 타바스코가 잠깐이라도 나왔더라면 훨씬 더 좋은 공연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그래도, 배혜선 배우의 노래는 너무나 좋았습니다.
포스터 그대로의 캐스팅 전석호 / 김선 호[ _ 스포 일색 관람후기입니다.] 단차도 낮은데다 무대높이가 객석과 같은 높이에서 시작한다는 것이 좀 아쉬웠지만, 객석이 가득찼다. 그것만으로도 배우는 힘을 받고, 관객에게도 그 힘이 그대로 전해졌다. 동생은 아이비 리그를 졸업해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아내와 아이가 있는 흠잡을데 없는 인생. 형은 남의 집 창문으로 들어가 대문으로 나오는 남자. 사막을 누비고 투견과 함께하는 범법인생. 그런 형제의 이야기다. 동생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시나리오 계약을 앞두고 있던 어느날. 수년만에 집에 돌아온 형은, 영화제작자와 동생과의 미팅을 훼방 놓고. 결국 형의 아이디어가 담긴 라는 시놉시스가 계약자의 귀에 들고 만다. -시놉시스는 사실 좀 엉망이지만- 이 이야기가 소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