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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안녕, 갱지 (5)
The first mind
시제는 총 15만,원이다. -28만원인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현금보다 카드를 쓰는 사람들이 열배나 많고, 동전 통에는 살구빛 립밤이 함께 들어있다. 향이 없는 핸드크림도 하나, 반쯤 남은 치약, 먹다남은 초콜릿 봉투, 거울 보는 용도로 쓰는 팩트, 버려야 할지 보관해야할지 불분명한 개인적인 우편물 두개, 천원에 100개쯤 들어있는 고무즐 머리끈 한통, 다이소에서 산 분홍색 안마기. 병원은 낯설고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특별할 것 같지만, 사실 우리들의 서랍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업무에 필요한 물건들도 한가득이다. 편지 봉투와 30센티자, 작은 인주와 병원 직인, 클립과 커터칼 심, 찾아가지 않은 건강검진 결과지, 꼭 찾으러 오겠다고 전화로 부탁했던 서류 서른장 쯤. 알콜 스왑, 지혈밴드, 일회용..
연극은 불꽃놀이와 같다. 직접 눈으로 보는 것과 그것을 영상으로 촬영한 것은 전혀 다른 느낌. 다른 감각으로 다가온다.연극은 오직 무대로서 존재하며, 공연이 시작되어 끝나는 그 100분의 시간에 함께 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식으로 그것을 느끼거나 공유할 수 없다. 올해는 희곡을 쓰지 않기로 마음을 정했다.희곡 수업에도 나가지 않았고, 할 수 있는 한 기회비용처럼 남겨두었던 미련들을 조금씩 털어내는 중이다.- 그동안 쓴 것이 아깝지 않아? 란 생각으로 없는 재능과 시간을 부여잡기는 얼마나 바보같은 짓인가 - 이렇게 나는 자기 합리화를 한다. 연극 애호가가 아니어도 된다고, 그렇게 사랑하지 않아도 된다고 마음먹었고,한달에 서너편 걸음하던 혜화를 이제는 한달에 한번 걸음하는 것도 드문 일이 되었다. 하지만 이..
1. 요즘들어 타인과의 대화가 뚝뚝 끊어진다. 주로 내쪽에서 잠깐 말을 멈추고, '뭐라고?' 하고 되묻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는 주로 내 집중력 때문이다.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저쪽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나 특이한 소재를 던져주면, 그것을 바로 받아 머릿속에 넣거나 쓰던 이야기와 연결지어 '여긴 요렇게, 거긴 조렇게' 하는 망상에 빠지는 것이다. 대화 할 때뿐만 아니라 공연을 볼 때도, 아- 이 분위기, 하고 내 희곡 장면으로 뛰어든다거나 하는 일이 종종 있다. 상대가 나를 좋은 대화상대로 여기지 않으리라는 후회를 뒤늦게 버스안에서나 이렇게 이불속에서 중얼거리게 되는 것이다. 이러면서도 나는 늘 대화에 목이 마르다. 이야기를 듣기보다 주절거리는 경우가 더 많은 주제에. 관습적인 이야기나 투덜거림. 내몸에 빼곡..
회사에서 보직 변경이 있었다. 예상했던 것 보다는 단순한 업무였고, 상상했던 것보다 업무량은 휘몰아 쳤다. 미어터지는 사람들과 주고 받는 반복적인 대화 속에 문득 어쩌다 내가 이짓을 하며 돈을 벌고 있나. 밥벌이라고 내가 지금 이곳에 앉아 있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왔어, 어쩌다 보니 이렇게 살고 있어. 내가 그렇게 어찌하지 못해 내삶을, 속을 넣긴 넣었는데 그 모서리를 찾을 수 없는 겨울 이불을 개키기 위해 혼자 씨름하듯 그렇게 바빠 죽겠는데, 타인과의 소소한 대화 조차 없는 그런 밥벌이 속에서 왈칵. 어쩌다 내가 여기 이러고 있나 하고 숨을 들이마셨다. 두뺨으로 온풍기의 바람이 내리쬐는 사무실 - 언제 청소했는지 알 수 없는- 겨우 겨우 번 돈으로 퇴근길 바나나 다발이나 사는 ..
별 - 정지용 창을 열고 눕다 창을 열어야 하늘이 들어오기에 벗었던 안경을 다시 쓰다 일식이 개이고 난 날 밤 별이 더욱 푸르다 별을 잔치하는 밤 흰 옷과 흰자리로 단속하다 세상에 아내와 사랑이란 별에서 치면 지저분한 보금자리 돌아 누위 별에서 별까지 해도海圖 없이 항해하다 별도 포기 포기 솟았기에 그 중 하나는 더 휙지고 하나는 갓 낳은 양 여릿 여릿 빛나고 하나는 발열하여 붉고 떨고 바람엔 별도 쓸리다 회회 돌아 살아나는 촉불! 찬물에 씻기어 사금을 흘리는 은하! 마스트 아래로 섬들이 항시 달려 왔었고 별들은 우리 눈썹 기슭에 아스름 항구가 그립다 대웅성좌大熊星座가 기웃이 도는데! 청려淸麗한 하늘의 비극에 우리는 숨소리까지 삼가다 이유는 저 세상에 있을지도 몰라 우리는 저마다 눈 감기 싫은 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