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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rst mind
희곡은 어땠을까요? 초연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관람전 확인한 공연 시간이 백분이었는데, 실제 공연시간은 120분 가까이되더라구요. 관객과 호흡한다는 점은 좋았지만, 애드리브가 많아, 극이라기보다는 토크콘서트 같은 느낌도 좀 들었어요. 도둑들 + 노인들 의 관점에서 사회를 조망하는 위트는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힘이 있었어요. (실제 노인들, 도둑들의 시선은 아니었지만) 사회를 향해 개탄하고 조소를 보내기에, 어르신들 만한 입장도 없잖아요. 정권을 욕하고, 권력자를 조롱하는데도 객석에서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건 신기하면서도 슬픈 일이었어요. 저 역시도_ 반정부적 성향이 있는지라 그냥 허허 하면서 보았는데, 막상 뒤돌아서 생각하니.. 정말 다들 나처럼 느꼈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한편으로는 TV조..
연극 다운 연극 좋긴 한데, 너무 연극 같아, 현실로 와닿기엔 벽이 있었다. 배우들의 연기가 전체적으로 너무 '강'조. 연극 무대를 처음 찾는 이들에겐 낯설다는 인상이 들 수도 있겠다. _ 아니 어색할거야. 나도 그랬거든. 저러다 배우가 죽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무대에 오른지 보름 정도 된 시점이었는데... 배우의 역량 문제보다도, 연출의 완급 조절이 아쉬웠다. 장애를 가진 사람을 연기한다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극 내내 감정이 고조를 달린다. 한번 숨을 죽여, 관객의 숨통을 틔어 줄법도 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과연 한달이 넘는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그것도 원 캐스팅) 배우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무대에 설 수 있을까? 하고 혼자 노인네 걱정을 했다...... 희곡 자체는 동화 같고, 시같은 장면들이..
강렬했다 우아했고 유쾌했고 억지스러웠고 소소했고 아무렇대도 아무 상관 없었다 집중을 멈출 수 없었고 소리가 사람이 이야기가 어우러져 있었다 포스터 그대로 였다 일주문 앞에서 나를 내려다 보았던, 비현실적이고 거대했던 장군상의 이미지 처럼 극은 비현실적이지만 강렬했다. 이야기 구성따윈 아무 상관 없이, 씻김 굿을 보고온 기분이 들었다. 뜨거운 사우나에서 한차례 땀을 흘리고 후닥닥 달려 냉탕에 들어간 느낌 후우- 한국 연극 이 꼬리표,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2014년 공연 당시 호평이 많이 올라와, 기대를 조금 했더랬다. 배우들의 연기는 평타 이상 세트는 생각외로 단출했다. 6.25부터 오늘날까지, 격변의 시대를 건너온 할아버지와 (겉으로는) 평안한 시대를 살고 있는 손자의 대화가 극을 이끌고 간다. 할머니가 죽기전, 지인을 찾아나서는 할아버지. 그리고 그 길에 동행하는 손자. 그 길을 따라 손자의 시선으로 할아버지의 지난 세월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한국의 과거가 근현대사라는 글자의 기록이 아닌, 사람이 건너 온 사람의 기억과 흔적이었음을... 다만, 사유하고 기억할 수 있는 시간을 관객에게 남겨주지 않은 마무리는 크게 아쉬웠다. 느끼고 기억하는 것은 관객들의 몫으로 남겨두었어도 좋지 않았을까. 굳이 마지막 장면, 손자가 느낀 바를 교과서처럼 정리해주지 ..
아니 예매하면서 왜 뮤지컬이란 걸 깜빡했지? -가격이 착하기도 했거니와 배우들의 합이 잘 맞았다. 음향과 동작이 미친듯 맞아 입이 떡떡 벌어졌다. 동행께서 제목만 듣고 스릴런줄 알았다고 ㅋㅋ 하지만 무대는 멜로였다네 한밤중 갑자기 사라진 왕세자. 하지만 극은 점점 제목과 상응하지 않는 전개 사건과 부합하지 않는 갈등 하지만 그대로 사람이 사는 사람이 사랑했던 이야기 사내가 사랑의 마음만으로 그런 결정을 할 수 있었을까 하고 의심했지만 동행께선 가능하다며 고개를 끄덕거려주었다. 남자들 이라는 말로 그들을 묶어 단순한 존재라 결론 내리는 건 어쩌면 여자들의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문득 내 푸르던 시절에 소년들이 입술에 담았던, 그 단어가 문득 기억났다. 동갑내기 여고생들을 앞에 두고 녀석들이 골랐던 네..
무대 세트가 너무 예뻤네. 조용조용한 저수지 휴게소 시끌시끌한 분위기 무대 뒤로 펼쳐져 있는 대나무 숲 정의신 희곡집을 읽어 이미 결말을 알고 있었음에도 오랜만에 집중하고 앉아, 가만가만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연극이란 참 이런 것이지 하고 보면서도 다른 생각도 들었다. 더이상 연극 무대를 찾는 관객들은,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원하지 않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 대부분의 관객은 혼자 무대를 찾고 어둠 속에 앉아있는 그 시간동안 현재를 잊을 수 있길 바란다. 극이 끝나고 오늘을 돌아보는 시간. 나를 들여다 보는 기회따위는 원하지 않게 된건 아닌가 하고
뒤늦게 리뷰 수정 본지 며칠이나 지났는데 어제 본 무대보다 더 선명하다. 전석 매진, 이윤택 연출 동행한 친구가 매우 기대를 했는데, 그 기대치보다 석잔은 더 채워준 느낌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뜨거운 명동거리로 다시 빠져 나오는데 머리가 너무 아팠다 집중력을 쓴게 너무 오랜만이었던 듯 녹수역의 이자람 배우는 유명한 소리꾼이라던데, 비명과 악을 말처럼 내질렀다. 노래라기 보단 비명 같았고 그러면서도 한계가 보이지 않아 좀 무서웠다. 피맺힌 소리를 내면서도 그것이 전혀 부담없이 내지르는 것처럼 보여 신기했다. 그러면서도 좀처럼... 우리 소리처럼 느껴지진 않았다. 언젠가 소리가 권송희씨의 무대를 본적이 있었는데... (너무 예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입에서 나오는 소리보다 더 높이 울리는 무엇이 있어..
꽃이라 이름 붙였기에 꽃이 되었고, 마녀라 꼬리표를 다는 순간 사냥이 시작되는 시대. 빛나는 이름의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바꾸고 싶어했어. 광자. 빛나거나 미치거나란 수식어 그대로 그녀인 것 같은 그 이름 이광자 그녀는 자신의 젊음을 이용하고, 가난함을 몸으로 메꾸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이익을 남기며 살아가는 평범한 여자. 내가 볼땐 그랬어, 그런애들 정말 많잖아 젊음이 지지않는다 믿는 애들. 아니 나는 원래 젊게 태어났어 나는 이렇게 태어났어 라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거는, 그냥 그런 젊은 여자. 무대가 참 어디 길 같았어, 길 같고 치우지 않은 버려진 방 같았어, 옷장은 높고 샹들리에는 위선적이었고 이곳저곳에서 아무렇게나 튀어나오는 것처럼 보이는 배우들, 아무렇게나 튀어나오는 척 해도 모두 약속된 동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