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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5 트루웨스트 후기

이요상 2015. 12. 14. 00:40

 


포스터 그대로의 캐스팅 전석호 / 김선 호[  _  스포 일색 관람후기입니다.]


단차도 낮은데다 무대높이가 객석과 같은 높이에서 시작한다는 것이 좀 아쉬웠지만, 객석이 가득찼다.

그것만으로도 배우는 힘을 받고, 관객에게도 그 힘이 그대로 전해졌다.









동생은 아이비 리그를 졸업해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아내와 아이가 있는 흠잡을데 없는 인생.

형은 남의 집 창문으로 들어가 대문으로 나오는 남자. 사막을 누비고 투견과 함께하는 범법인생.


그런 형제의 이야기다.



동생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시나리오 계약을 앞두고 있던 어느날.


수년만에 집에 돌아온 형은,

영화제작자와 동생과의 미팅을 훼방 놓고.

결국

형의 아이디어가 담긴 <트루웨스트>라는 시놉시스가 계약자의 귀에 들고 만다.



-시놉시스는 사실 좀 엉망이지만- 이 이야기가 소위 남자들의 세계를 반영하며, 서부극의 마침표가 되리라 믿는 영화 제작자.

그에 의해, 계약의 기회가 형에게 넘어가면서.... 서로에게 타인처럼 보였던 형제의 관계는 엉망이 되기 시작한다.






동생 오스틴은, 자신이 하찮게 여겼던 형에 의해 좌절을 맛보고.


막상, 계약 제의를 받자 시나리오를 써야하는 형 리는,

자신이 만만하게 생각했던 동생의 글쓰는 작업이 얼마나 어마어마 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


그렇게 갈등과 좌절속에서 둘은 술을 마시고, 폭주하고, 싸우고 던지고 일탈을 감행한다.





무엇이 답인지는 형인 리도, 동생인 오스틴도 알지 못했다.

평안과 안위만을 바라며,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삶. 그 안에서 일탈을 꿈으로만 희망했던 오스틴.

틀과 법을 거부하고 자유를 노래하지만, 내적으로는 안정과 평화를 그리워하는 리.


둘다, 그대로 나 같아서

그대로 당신 같아서



끝나고도 한참을 나는 지하철 역 안전선을 따라 걸으며 사막을 생각했다.

진짜를 갈구했던 리의 몸짓과,

가짜를 거부하지 못했던 리의 손가락을 떠올렸다.


암전과 불빛은 정석이었고.

장소의 변동 없이 흘러갔던 연극 같았던 연극 안에서










극 자체가 좋았고, 배우들의 연기또한 매끄러웠다. 게다가 그것을 코믹함으로 결합한 연출.

세가지 모두가, 그간 나를 뒤흔들었던 물음에 답을 주었다. (나와 할아버지 관극 후, 불편함으로 남아있었던 질문들이 있었다.)


극은 어디까지 친절해야 하는가.

관객에게 사유할 여유를 주는 것과, 명확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 둘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을까.



메세지는 명확하지 않아도 되고, 모두 전달되지 않아도 상관 없다.

관객이 생각할 수 있는 여유는 집에 가서 느껴도 상관 없다.


다만 필요한 것은 작가의 사유 뿐.

사유하고 또 사유하라.

사람을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 보아라.



답은 정해져 있다.

다만 그것을 답으로 인정하기가 어려울 뿐.




_ 오늘도 리뷰라 써놓고 일기라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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