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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정보/연극무대 _ 후기

2016.01.27 바냐아저씨(이윤택연출)

이요상 2016. 1. 31. 15:19

 

 

 

 


1. 죽음이란 머지않고 욕망이란 죽지않고 순정은 멈추지 않고 또 꿈이란 건 이제 없는 듯했던 시골마을

    옛날엔 있었겠지. 다른 나라엔 있을지도, 아니... 지금도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은.



2. 중년도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왜 잊고 지냈을까. 아직 살날이 수년도 더 남은 그들인데 지나간 사랑을 꺼내어 보기만 하라는 것은 가혹하잖아.

    첫사랑이었던 그녀와 결혼하고. 그녀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 그녀의 사진을 품에 안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며 우리가 눈물 흘리는 것은,

    슬픔과 감동보다도, 고통과 인내를 먼저 느끼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3. 죽음 뒤에 평안이 남을까. 그래도 산다기보다 그냥 살자 일단 죽지 않고 버티는 것처럼 느껴졌다.

    막이 내리기 직전에 그들이 부르던 노래는, 죽음 예찬론처럼 느껴졌다.

    죽고나면, 평안이 오리라. 그제서야 쉴 수 있으리라....



4. 체홉의 작품을 좋아하기에 나는 아직 어리거나, 입맛이 상하이 스파이시 슈팅스타라 어쩔 수 없는 건가 하는 생각도 잠깐
    재미있게 본 이유는 배우들의 완급조절이 맛깔 났기 때문인듯 싶다. (맛깔말고 다른 단어가 생각나지 않았다...)



5. 돌아오는 길에 스토리텔링 책에서 보았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함께 시골 농장에서 일하는 청년 A와 B, 늘 인기가있던 A에게는 매주 수십통의 편지가 왔고, B에겐 아무것도 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b가 조금 불쌍해진 a는 수십통의 편지 꾸러미에서 아무거나 하나의봉투를 고를 것을 제안한다.

b는 고민하다 하나를 고르지만 그 내용을 원래 주인이었던 a에겐 들려주지 않는다.



- 돌려줘 내 편지야.
- 이미 내게 준 거잖아.
- 무슨 내용인데?
- 말해 줄 수 없어.



사소한 일상, 별것 아닌 선심에서 시작한 갈등.

그리고 무대 위에서 만났던 사람들의 시기와 질투, 갈망과 눈물. 갈등이란 어디서 오는 건지
누구의 욕심, 계락 같은데서 오는 게아니야. 그냥 원래 우리와 함께 살던 존재는 아니었을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마무리.
공연이 끝날 때쯤 사람들의 열기로 2층에 앉아있던 우리의 몸은 뜨거웠다. 나는 신발을 벗고 싶었고, 내옆 자리에 앉은 남자는 부시럭대며 점퍼를 벗었다. 나는 그의 소매를 당겨 도와주고 싶었다. 더우시죠. 저도 그래요.

그러면서 아래 서있는 중년 배우들-친구는 노년이라고 했고- 의 열정을 받았다고 상상했다.

 

 

늙음은 소멸과 다른 흐름임을, 나이듦은 변화와 다를 이름임을...




- 좋은 시간을 만들어 준 공연팀에게 감사의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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