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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28 연극 황금용 후기

이요상 2015. 12. 13. 23:39

 

 

 

다시 찾은 황금용

 

+ 배우 중심 리뷰

 

 

 

 

작년에 서강대 메리홀에서 보고,

게릴라 극장에서 다시 보다.

 

대학로에서

포스터 보자마자 바로 예매.

십년만의 전화 예매였다.

 

 

 

각설하고

 

작품자체가 좋아서 두번째 관람을 하였는데, 두번째 보다보니 연출이나 극본 자체는 변함이 없어서 배우들의 연기를 중점적으로 보게 되었다. 저 멀리서 그림처럼 움직임을 보았던 서강대 메리홀과는 달랐다. 소극장이기도 했고,  게릴라 극장 특유의 검은 벽돌은 배우가 눈에 더 잘들어오게 만든다.

 

 

 

 

 

 

 

<사진 출처 _ 플레이 DB>

 

  이호성 배우

 

 이분은 뭐랄까, 연극 판에서 잔뼈가 굵은게 아니라 굵은뼈가 굵은 배우란 느낌. 굵직하다. 목소리만 굵은 것이 아니라 서있는 것 만으로 무대가 튼튼하단 느낌을 준다

 

 

한번만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이란 작품에서 이분의 무대를 본적이 있었다. 매우 추운날 추운 무대였는데 얇은 남방 한장 입고도 흔들림이 없었다. 황금용에서도 튼튼했다.

여유 넘친다. 볼똑 나온 배마저 무대위에선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스튜어디스를 연기할 때 매우 귀여움. 억지 웃음을 짓는모습, 나이든 애인과 뒹구는모습이 어찌나 앙큼하던지!.. 스스로를 측은하게 여기는 얼굴이 보여서 기분이 묘했다.

 

 

 

 

남미정 배우

 

밀양연극 촌장

사진은 매우 우아하게 나왔지만 실물은 훨씬 더 친근하다.

날카롭고 동화적인 모습, 동작 하나하나가 파워풀하고 예리했다.

 

 

사기단 리더. 

황금용을 다 보고나서 드는 생각 중 하나가 '속았다.' 였다. 남과 여, 늙은이와 젊은이 배역을 교묘하게 뒤섞어 비극을 희극처럼 보이게 만든 무대가 바로 황금용이다. 이것을 한편의 사기극으로 본다면, 남미정 배우가 리더격!

개미를 연기하는 순간 모션이 날카롭고 둥글다. 유머러스하고 우왁스럽다. 그녀 덕분에 옴팡지게 속았다.

 

손녀 연기를 할때는 감정의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이 좀 아쉽다. 앞전 공연과 비교하자면 감정적으로는 깊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꼬마의 죽음에 손바닥에 얼굴을 파묻던 모습이 강하게 남아있었는데, 다시보니 이렇게 짧았나 싶다. -연출적으로 손을 본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동근 배우님

 

네이버 검색으로 나오는 프로필보다 이 사진이 훨씬 마음에 든다. 눈이 맑고, 팔이 길다. 이상한 소개지만 실제로 그러하다. 

 

 

 

 

 동행한 친구가 유인원의 느낌을 받았다... 라고. 느낌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팔이 길다. 실제로 긴지는 잘 모르겠지만 모션을 굉장히 뇌리에 박아주신다. 손짓이나 몸짓들이 생생하고 분명하게 남는다. 하이힐을 신고 걷는 걸음. 이곳은 황금용 식당입니다. 라고 말했던 목소리. 장면을 각인시키는 능력이 있다면, 이분은 타고 나신듯.

빨간 옷을 입고 연기할 때는 진심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표정과 목소리인데, 결과적으론 매우 좋았다. 그 속내를 알수 없었고. 속내를 알 수 없어 괴로워하던 상대의 마음이 이해가 되더라..

 

 

 

 

    한덕호 배우

 

츄림스크에서의 지난 여름에서도 만났던 배우.

하지만 난 프로필을 검색하기 전에 동일 인물이란걸 몰랐지, 허헣, 색의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다.

 

 

 

사진보다 섹시하다. 소극장에서 보니 훨씬 근거리라 먼저 보았던 느낌보다 남성미를 볼 수 있었다. 츄림스크에서의 지난 여름에서는 도시남자역할을 맡았었는데, 동일인물이란게 아직도 갸우뚱.. ㅇ_ㅇ

 

몸을 굉장히 잘쓰는데 소극장이 좁게 느껴졌다.

관객과의 소통은 배우의 영역이란 생각도 들게 했다. 대극장에서의 연기는 저 멀리 다른 세계의 것처럼 느껴졌는데 관객들의 반응에 생동하는 모습이어서 좋았다. 겁먹은 연기가 겁을 먹게 만들었다. 두려움과 지레 겁먹음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식당에서의 젊은 요리사는 전과 비교해서 아쉬웠는데, -연출적으로 소극장임을 감안해 추임새를 줄인 듯 싶다.- 다음엔 사람 역할 하는거 제대로 보러가야지 싶다.  

 

 

 

 

 

최숙경 배우

 

키가 크다. 키 큰 여배우 매력적인거 요번에 알았다.

 

 

츄림스크에서의 지난 여름에서 연기력 논란이 있었다.
나는 그냥 답답한 캐릭턴가보다 했는데 다른 리뷰를 보니 탐탁치 않아 하는 사람들이 많더라. 

 

황금용 공연이 무대가 좁아졌다는 것 외에 변화가 있다면 최숙경 배우만 새로 교체된 점이라, 사실 좀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이 캐스팅 찬성일세! ㅎ

연기력이 더 좋다. 이런건 아니고.. ㅎ 우선 키가 커서 좋았다. 몸을 잘 쓰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이호성 배우와의 호흡에서 위화감이 덜했다. 보통의 여배우들은 160 초반의 키가 많아서 남자 배우를 압도하는 연기를 하려면 위화감이 드는데, 이번엔 장면 그대로 몰입할 수 있었다. 파도에 쓸려가는 장면 역시도 파도나 음향 효과가 싹다 빠졌는데도 무대가 비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보기가 좋았다. 마지막에 눈물이 그렁그렁 한 것도 좋더라.

 

배우 캐스팅의 효과라기 보다 소극장이라 가까이 전달 된 것일 수도 있지만.

 

그것과 상관 없이 _ 난 이 캐스팅 찬성일세.

키큰 여배우 매력적이다.

 

 

 

 

 

 

다만, 참 연출력이 막강하다는 것을 최숙경 배우가 확인 시켜줬다는 생각도 들었다. 치통을 표현하는 부분이나, 취해서 비틀거리는 연기는 앞선 캐스팅과 판에 박힌듯 똑같았다. 배우가 자신의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닌 연출의 일부라는 것을 확인한듯 해 기분이 참 묘하더라.

 

 

 

 

 

 

다시 본 황금용.

 

펄럭이는 카페트에 쏘인 조명은 강했다.

이렇게 연출할 수 있다는게 놀라웠다. 세상을 좀 더 다른 시선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연극이 연극 답다는 것. 그대로 영화와도, 소설과도, 이야기와도 전혀 같지 않다는 것

 

그대로 충분히 좋았다.

 

연출적으로 바뀐 것인지 무대가 가까워서인지 표현들이 새삼 직선적으로 다가왔다. 극작 자체는 참 은유적인데.. 

마냥 설레고 또 설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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