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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05 연극 정글북 후기

이요상 2015. 12. 14. 00:21

THE

JUNGLE

BOOK  


연극 정글북

 

유씨어터 2015.06.05 ~ 2015.06.21

연출 _ 이대웅 (극단 여행자)

출연 _ 김도완, 한인수, 김상보, 남윤호, 황의정, 


 티켓 20,000


리뷰쓰면서 금액 적긴 처음이다.

아니 근데, 나 이렇게 적정가보다 낮게 책정되어 있다고 느낀 거 정말 오랜만이거든. 

처음엔 걱정을 좀 하면서 공연장으로 향했다. 역이랑 공연장이 좀 멀기도 하고, 내가 타고난 길치이기도 하고, 공연장으로 가는 길이 멀다보니 걷는내내 의심 걱정. 아니 글쎄... 정글북을 무대에 어떻게 올릴거냐고.

 




 

 

무대는 시커멓고 겁나 넓다.

그 끄트머리 모서리에 쭈그리고 앉은 배우 하나 조곤 조곤 우리에게 말을 건다,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정글북


나 그거 그얘긴 줄 알았다. 누군가 아이를 정글에 버리잖아 왜. 그걸 고릴라 아줌마가 키우고, 그 아이에겐 타잔이라는 이름.... 이.... 아.... 미안, 모글리란 이름을 잊고 있었다. 하지만 정글북이란 만화를 봤던 건 이십년도 더 전이었던 것 같다. 게다가... 정글 숲을 ? 어떻게 표현한다는 거야? 당췌.






극은 세가지 이야기로 구성된다.


미지의 섬을 찾아 떠나는 <하얀 물개 코틱>

사악한 코브라를 무찌르고 인간을 구한 몽구수 <리키-티키-타비>

그리고 우리가 익히 아는 <모글리 이야기>



세 이야기는 정글북이라 이름 붙인 한권의 책 속에 들어있는 단편 소설들이라 했다.

팜플렛을 받아들고서야 정글북의 작가인 러디어드 키플링이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란 것을 알았더랬다. 이야기는 가볍고 동화스럽다. 겉으로 보는 이야기는 그렇다. 하지만, 동물들의 눈에 비친 사람의 모습은 이기적이었고, 동물과 별다르지 않았다. 하얀 물개 코틱에겐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사람을 피해 섬을 찾아 떠나는 코틱의 이야기는 순수한 모습으로 연기한 배우님 덕에 그대로 자연스러웠다. 끔찍한 인간의 면모를 보여주는 장면이 있음에도, 가볍고 간질간질 했다. 세명의 배우만으로 그 큰 무대가 어찌나 가득하던지



두번째 이야기

<리키-티키-타비>

어쩔 ...; 처음엔 연극이라기보다 개콘처럼 느껴졌다.

이, 이래도 되는거야란 생각과 함께. 이 배우들 뭐하는 거야 이사람들, 뭐야 이거 왜이래.


길을 잃은 몽구스 한마리가 어린이를 만나 애완동물이 되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야기. 아기자기하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 근데... 배우들의 연기내공이 보통이어야지 아기자기 하지...! 그들이 만들어내는 장면들은 호쾌했다. 과장된 유머는 그대로 또 괜찮더라. 지금 떠올려도 웃음이 난다. ㅎ간만에 제대로 된 코믹극을 만난 것처럼 시원하게 웃었다.

 신나는 무대는 이래야지 암.





그리고 마지막


모글리 이야기


우리가 기억하는 이야기와는 조금 다르고,

내가 기억했던 동물들의 우정따위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더라.


인간과 짐승의 삶

정글과 사람의 삶

이중적인 인간들, 적과 동료의 경계가 희미한 늑대들의 모습들.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었다.


배우들의 몸짓은 더더욱 그러했다.


연극보다도 무용극같았고, 동화가 아니라 비극 같았다.

그 넓은 무대가 좁게 느껴졌다. 다섯명의 배우들이 하나같이 몸을 잘 썼다. 바람 소리처럼 휘파람을 불고, 풀숲에 누운 것처럼 자유 스럽게 숨을 들이 마시고, 검은 돌계단 위에 엎드려 달빛을 받는 모습이.

정글 같았다.







우울한 날

연극을 보는 이유 중 가장 컸던 하나의 답


그들에게 힘을 받는다


그들의 빛나는 열정을, 그대로 느꼈다.






때가 탄 노련미, 엄숙한 완성도, 그런 것과 아무 상관 없이.


오랜만에 정말

힘을 받는 무대였다.












땡큐. 정글북.


다시 만나요 _ 극단 여행자.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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