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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정보/연극무대 _ 후기

2014.10.02 빨간시 리뷰

이요상 2015. 12. 3. 23:39

삶이, 살이있음이, 꽃 같습니다.

아름답고 두려운, 빨간 꽃 같습니다.

 

내가 살아 남은 게 꿈 같아

꿈이라도 너무 험한 악몽이라

 

그걸 다 기억하고 살았으면

아마 살지 못했을 거예요

 

 

 

 

 

 

돌아오는 길이 참 차가왔다.

딛고 있는 것들이 사람이 만든 돌덩이 들이라

묘하게도 죽은이들을 밟고 서있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그들은 모두 죽고, 그들 모두도 결국 나 였던 시간들은 어디로 갔나

 

나는 차마 이런 이야기는 하지 못할 것 같았다

감히

어찌

무슨 수로

내가 알수 있을까.

나는 시간이 지나도, 이분들의 이야기는 다루지 못할 것 같다.

 

 

내가 가진 짐작은 봄날의 벗꽃잎 조각만도 못하겠지

과거가 가진 색은 상상도 못할 붉음으로 칠하고, 또 덧입히고, 긁고 또 칼로 파내어도 지워지지 않을 붉은 빛이겠지만,

내가 알수 있는 부분은 고작 _ 이야기 뿐

 

차라리 죽지, 라는 남자의 말이 죄스럽게도 이해가 되었다.

 

 

 

겪지 않은 사람이 동정하는 것은 잔인한일이고

알지 못하는 사람이 공감하는 것은 잔혹한일이라

그런 생각을 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 무대 앞에선, 

그런 생각을 품었다는 것....

 

 

나는 어쩐지 죄스러웠다.

 

 

 

 

잊지 말아주세요, 분명히 그런 기억들이 있었고.

그런 역사들이 있었고,

그 다음에 우리가 있었다는 것을.

그런 과거들이 있었고,

누군가가 그들을 위로하고자 만든 그 무대 앞에 관객으로 앉아있던 그 시간을

 

나는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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