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02 그녀들의 집 _ 후기


어둡고 커다란 집에는
아버지가 위중하단 소식을 들은 딸들이 모인다.
완벽했던 첫째
착했던 둘째
예뻤던 셋째
그녀들의 아버지는 병이 들어 커튼 뒤에 몸을 누이고, 혼자서는 몸도 가누지 못했다.
커다란 집에는 이따금 햇살이 들고 바람이 들어서,
집 앞에는 코스모스가 무성하게 피고 바로 앞 저수지는 깊고 깊어서
맏이가 기억했던 아버지는 무서웠고
둘째가 기억했던 아비는 차가웠고
막내가 기억했던 아비는, 끔찍했지
그러면서도 자매들은 아비가 언니에게 주었던 믿음을 질투하고
동생에게 베풀었던 자유를 부러워하고
막내에게만 주었던 사랑을 똑똑히 기억해
어쩌면 이럴 수가 있나
한집에서 살았던, 한 배에서 나온 여자들의 기억이 이렇게 다를 수가
+ 세트가 매우 예뻤다.
무대 세트 안에 관객석이 있다는 것이 특이했는데,
사실 이것 때문에 이곳 저곳에 사석(死席)이 문제가 될 것 같았다.
분위기를 위해 설치한 기둥때문에 아비가 누워있던 커튼 뒤에서
딸들이 어떤 자세를 하고 앉아있는지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정면에 앉아있는 나도 그랬는데 객석 중앙에 앉아 뒷모습을 바라봐야 했던 관객들은 오죽했겠나.
미학적인 세트에 치중한 나머지 관객의 편의성은 놓지지 않았나 아쉬웠다.
+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다.
다만 만길역의 이혜진 배우가 좀 더 어둡고 조용하게 연기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
키가 큰 배우가 우왁스럽게 걷는 것이 좀 부담스럽기도 했다.
여배우들이 전부 강하게 연기하는 편이라 후반이 되면서 완급이 필요하단 생각도 들었다.
그치만 둘째와 막내의 캐릭터는 살아서 팔딱 팔딱,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더불어 1인 2역을 한 김종태 배우님도 편한듯 하면서 묻히지 않았다.
두 배역의 연기를 비슷하게 한듯 한데, 또 전혀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 결말은 왜 그랬어야 했을까.
좀 더 받아들이기 쉬웠으면, 왜 그녀가 그런 선택을 했는지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시 올라온다면 결말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비극을 위한 비극이 아닌,
서로가 행복한척 하기에 슬픈 이야기처럼 보였던 처음의 설정을
더 극적으로 보여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고 혼자 딴생각 ㅎ